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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미 바이올린

신당동 46세 주부

작년부터 남편이랑 아이 데리고 캠핑 가는 게 취미가 됐어요.
사실 남편은 처음에 관심이 없었고
제가 아이 데리고 당일치기로 몇 번 갔었는데요.
제가 왜 그랬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.
캠핑용 테이블까지 구비해서 갔는데 테이블 깔면서 알게됐죠.
의자를 깜빡한 거예요.
테이블이 있으면 의자가 당연히 필요한 건데
바보같이 왜 그랬을까요.
다행히 근처 철물점 같은 곳에 가서 제일 싼 의자 두 개를 샀어요.
이게 그 의자예요.
캠핑용처럼 안 보이죠?
하루 요긴하게 쓰긴 했지만

그 후로 캠핑용 의자를 구입하고 나서는 쓸모가 없더라고요.
저 의자를 들고 집에 들어오는 날 남편이 엄청 웃던 게 생각나요. 


다른 분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사연이란 게 다 비슷하단 생각이 들어요.
결국 뭔가 서툴고 모자랐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.
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를 해냈고 즐거워했던 기억들.
능숙해진다는 게 좋긴 하지만 강렬하진 않잖아요.
하도 웃긴 기억이라 재밌는 모양을 부탁드렸는데
이렇게 그로테스크한 모양이 됐네요.
음악은 잘 모르지만 마음에 듭니다. 

중구난방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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