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삽 바이올린

신당동 35세 직장

포항에 저희 집 선산이 있는데요.
명절 때마다 할아버지, 할머니 뵈러 가곤 했어요.
몇 년 전인가? 한 번은 비가 억수로 많이 왔다고 해서 삽도 새로 사고 이것저것 챙겨서 부랴부랴 내려갔었습니다.
근데 형들이랑 삼촌들이 이미 다 작업을 해놓으신 거예요.
그리고 원래 삽 같은 건 굳이 없어도 된다며 웃으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.
나도 이제 컸다고 나선 거였는데 괜시리 민망했어요.
습관적으로 작업엔 삽이 있어야지, 이렇게 생각했던 거 같기도 하고요.


그 후로는 삽 쓸 일이 아예 없어서 안 보이는 곳에 박아뒀어요.
저 삽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나서 웃겨요.
저희 누나가 바이올린 전공이라 작가님들께 그냥 바이올린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진짜 바이올린이 되더라고요.
근데 누나한테 선물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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